극한 가뭄 이겨낸 ‘소중한 한 톨’…하동 들녘 올해 첫 벼 수확

메마른 여름 견디고 100일 만에 황금빛 결실…금남면 진정리서 첫 수확

김성훈 기자
2026-08-24 10:45:51




경상남도 하동군 군청



[아시아월드뉴스] 긴 가뭄으로 타들어 가던 하동 들녘에 반가운 황금빛 결실이 찾아왔다.

비를 기다리며 애태웠던 농민들의 마음을 달래듯, 메마른 땅을 견뎌낸 벼가 마침내 고개를 숙였다.

올여름 하동을 비롯한 경남지역은 유례없는 가뭄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경남·부산·울산의 7월 강수량은 68.0㎜로 평년 304.7㎜의 22.3%에 불과해 1973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적었다.

올해 1월부터 8월 6일까지 누적 강수량도 558.1㎜로 평년의 60.4% 수준에 그치면서 농업 현장의 시름은 어느 해보다 깊었다.

특히 하동군은 농업용수 부족과 염류장해가 겹친 금성면 간척지를 비롯한 가뭄 피해지역에 소방차와 살수차는 물론 레미콘 차량까지 동원해 긴급 용수를 공급하는 등 한 포기의 벼라도 더 지켜내기 위한 총력전을 펼쳐왔다.

그렇게 농민과 지역사회가 함께 가뭄과 사투를 벌인 들녘에서 마침내 ‘소중한 한 톨’의 결실이 시작됐다.

하동군은 지난 21일 금남면 진정리 일원에서 올해 첫 벼를 수확했다고 밝혔다.

첫 수확의 주인공은 금남면 진정리 정남석 씨다.

정 씨는 이날 2.64ha의 논에서 조생종 벼 ‘조은’약 14.4t을 수확했다.

이어 이달 말까지 7.92ha의 논에서 모두 43t가량을 수확할 예정이다.

이번 수확은 지난 5월 10일 모내기를 한 지 약 100일 만에 거둔 결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유난히 뜨겁고 메말랐던 여름, 물 부족으로 하루하루 애를 태우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지켜낸 논이 마침내 황금빛 햅쌀로 농민의 품에 돌아온 것이다.

하동군은 고품질 쌀 생산과 농가의 영농 부담을 덜기 위해 올해 9억 1341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벼 재배농가에 육묘용 우량상토와 벼 육묘상자 처리제 등을 지원했다.

또한 벼 병해충 본답방제를 위해 지난해보다 8억 2147만원 늘어난 20억 8400만원을 투입해 3875㏊를 대상으로 세 차례 공동방제를 실시하는 등 안정적인 쌀 생산 기반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올해는 극심한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6억 9700만원을 긴급 투입하고 국·도비 6억 6200만원을 확보하는 등 농업용수 확보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가뭄 피해가 컸던 금남·금성면에는 소방차·살수차·레미콘 등 급수 지원차량 41대를 투입해 긴급 용수를 공급했으며 13개 읍·면을 대상으로 관정 개발·보수와 소류지 준설 등 가뭄 대응사업을 집중 추진했다.

이날 수확 현장에는 정남석 씨의 아들 정윤호 씨도 함께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황금빛 벼를 거두는 모습에는 긴 가뭄을 견뎌낸 안도감과 수확의 기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정남석 씨는 “물이 부족해 논이 타들어 갈 때는 올해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며 “아들과 함께 끝까지 지켜낸 논에서 이렇게 첫 벼를 거두고 나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벅차다. 올해는 쌀 한 톨 한 톨이 어느 해보다 귀하고 고맙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군 관계자는 “올해 기록적인 가뭄 속에서도 농민들의 땀과 정성, 지역사회의 힘으로 지켜낸 소중한 한 톨의 결실인 만큼 이번 첫 수확이 농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고 황금빛 결실이 하동의 모든 들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마지막 수확까지 병해충 관리 등 영농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러ㅏ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