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2026년 예산 대규모 삭감에 강한 유감 필수·안전·경제 전반 흔든 301억 원 예산 삭감

하동군, 유례없는 예산 삭감에 “군민 피해 불가피”

김성훈 기자
2025-12-16 09:48:37




경상남도 하동군 군청



[아시아월드뉴스] 하동군은 지난 11월 21일 총 6723억 원 규모의 2026년도 당초예산안을 군의회에 제출했다.

해당 예산안은 군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회복, 재난 대응 역량 강화를 핵심 목표로 편성된 생활 밀착형 예산이다.

그러나 군의회 심의 과정에서 총 133건, 301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삭감되면서, 이는 단순한 재정 조정을 넘어 군민 생활 전반과 군정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삭감 규모는 하동군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이다.

이번 예산 삭감은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생활·복지·안전·경제·농업·관광·청년·국·도비 연계사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특히 60만 원의 소액 예산부터 최대 53억 원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사업이 구체적인 사유 설명이나 대안 제시, 집행부와의 충분한 소통 없이 전액 또는 대폭 삭감된 점에서 그 심각성이 더욱 크다.

또한 사무관리비 등 행정의 최소한의 운영을 위한 필수 예산부터 주민 만족도와 수요가 높은 핵심 사업까지 대규모로 삭감되면서, 군정 전반의 정책 추진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지역 경기의 이정표인 건설경기 회복을 위한 시설비 예산 중 194억 원이 삭감된 것은 지역 건설 업체와 장비·자재 업체, 근로자에게 직격탄을 가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하동군의회 예산 심의 시 245개 사업 756건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추가 자료를 요구하였고, 집행부에서는 각 사업의 필요성과 기대 효과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협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의회가 역사상 최대 금액의 삭감 조치로 답한 것에 대해 과연 의회가 진지한 검토와 고려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① 행복의료원 치유센터 조성 등 국도비 보조사업 삭감 : 4건, 18억 6000만 원 “중앙정부 및 경상남도와의 협력 사업 전반의 실현 가능성에 부정적 영향”이전 재원인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포함한 국·도비 연계사업 4건, 총 18억 6000만 원이 삭감되면서 향후 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지방소멸대응기금, 특별조정교부금 등 어렵게 확보한 국·도비 보조사업까지 삭감되면서, 외부 재원을 활용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기회마저 스스로 줄여버렸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특히, 하동군은 최근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 120억 원의 기금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금으로 추진 예정이던 행복의료원 치유센터 조성 사업비 2억 원이 삭감된 부분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② 하동공설시장 명운을 책임질 시장 재개발 사업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 6건, 35억 5400만 원 “지역경제 직격탄”하동공설시장 재개발의 출발점인 하동공설시장 점포 영업보상비 30억 원이 전액 삭감되면서, 시장 재생의 첫 단추를 끼우지 못하게 됐으며, 소상공인을 위한 임대료 지원사업과 소비 촉진 사업인 한바탕 소비데이 사업도 삭감되며, 침체된 지역 상권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산단의 기업 유치 홍보를 위해 필요한 예산을 전액 삭감한 부분은 단기적인 안목에서만 사업을 바라보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③ 노인주거안정의 핵심정책인 고령자 복지주택 신축사업 등 청년·아이·어르신 예산 삭감 : 15건, 61억 5562만 원 “정부 정책 흐름에 역행하는 결정”이제 막 문을 연 청년 비즈니스센터와 청년타운의 운영 예산이 삭감되며, 조성 직후부터 정상 운영조차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으며. 파견 마을과 함께 농촌 마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청년협력가 및 이장학교 운영지원비는 지역소멸대응 우수사례로 소개될 정도의 정책사업이지만 전액 삭감되었다.

아울러 아이 돌봄, 공동육아, 국공립 어린이집 지원, 취약계층 건강보험료 지원, 고령자 복지주택 신축 예산까지 삭감되며, 저출생·고령화에 대응하겠다는 국가 정책 기조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고령자 주거 안정의 핵심 사업인 하동 고령자 복지주택 신축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와의 협약에 따라 2022년부터 추진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전액 삭감한 것은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결정으로 보일 수 있다.

협력가 및 이장학교 운영지원 1억 598만 원, 청년마당 조성 2억 144만 원, 물 만난 어린이집 1500만 원, 하동 고령자 복지주택 신축사업 53억 원 등 청년의 미래를 보장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 15건, 61억 5562만 원) ④ 생활밀착형·안전 예산의 대거 삭감 : 38건, 67억 7320만 원 “군민에게 불편을 감수하라는 결정과 다르지 않다”평생학습, 환경정비 인프라, 생활도로 및 하천 유지관리, 이동장터, 주차장 조성 등 군민의 일상과 직결된 사업들이 대거 삭감됐다.

이는 선택 가능한 사업을 줄인 수준을 넘어, 군민에게 일상 속 불편을 감수하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재난·안전 분야에서는 예비비를 포함해 하천 정비, 위험사면 및 생활안전 시설 개선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예방 중심의 안전 예산을 줄이는 것은, 재난 발생 시 더 큰 피해와 더 큰 비용을 감수하겠다는 선택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⑤ 농업·관광 예산도 줄줄이 삭감 농업 분야 17건, 54억 8900만 원 문화·관광 분야 27건, 53억 7212만 원 농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귀농귀촌단지 조성, 농번기 마을식당, 농업 기반시설 정비 등 농업인의 현실적 부담을 덜기 위한 사업들이 줄줄이 삭감됐다.

이는 농촌 현장의 어려움과 농업 구조 전환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낸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농번기 마을식당의 경우 농번기 식사 준비 부담 해소와 함께 지역공동체 활성화에도 기여함에 따라 사업 기간과 단가를 확대하여 농민들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었지만 50% 예산이 삭감되었다.

또한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하동의 역사적 인물인 정기룡장군의 위민정신을 기리기 위한 정기룡장군 메모리얼파크 조성 부지 매입과 해양관광지 민자유치 및 정부 공모사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해양관광지 기반시설 설치 사업이 전액 삭감되는 등 문화·관광 인프라 구축 사업이 대거 삭감되며, 지속 가능한 관광도시 하동을 위한 중장기 투자 기조 역시 흔들리게 됐다.

이는 문화와 관광 예산을 단순 비용으로만 인식한 근시안적 판단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⑥ 군정 업무 추진에 필요한 일반운영비 등도 삭감 “업무추진비, 사무관리비, 연구용역비 등 일반 운영 사업비도 삭감”일반 행정 운영에 소요되는 업무추진비, 각종 사업 추진 시 소요되는 사무관리비 등 별도의 질의도 없이 삭감된 예산과 매년 반복적으로 실시되는 사업들에 대해서도 집행부와의 소통 없이 삭감되었다.

“견제는 필요하지만, 군민 피해가 전제되어서는 안 된다”하동군은 “의회의 예산 심의 권한과 견제 기능은 존중돼야 하지만, 그 결과가 군민 생활의 불편과 안전 위협, 지역경제 위축으로 직결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예산 삭감은 조정의 범위를 넘어, 군정 전반의 추진 동력을 약화시키고 그 부담을 고스란히 군민에게 전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하동군은 “예산 삭감으로 차질이 예상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가능한 모든 행정적 대안을 신속히 마련하고, 군민의 생명과 안전, 생활 기반, 미래 성장과 직결된 핵심 사업만큼은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내겠다”며, “군민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경 예산 편성 등 지방재정법에서 허용한 범위 내에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