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월드뉴스] 코로나 이후 본격화한 농촌 에너지비용 급등이 농촌경제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개발로 새로운 농촌소득을 창출해서 빠르게 늘어나는 에너지비용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기료·기름값 등 에너지 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해마다 농가 경영비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은 없다시피 하다.
독일 오스트리아 같은 선진국처럼 농촌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개발하고 지원해서 농촌, 농업이 감당하기 힘든 에너지비용 상승을 상쇄해야 한다는 지적아 나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농림어업분야의 에너지소비량은 2018년 이후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농작업 기계화율과 시설·스마트팜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최근엔 폭염, 저온, 일조량 부족 등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이에 대응하려는 농가의 전력·석유 소비도 크게 늘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농가 경영비는 2677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6.6% 뛰었다.
농가 구입가격지수 가운데 영농광열비는 2020년보다 73.7%나 상승했다.
2020년대비 지난해 농가구입가격지수는 20.4% 상승했지만 농가판매가격지수는 8.7% 증가하는데 그쳐 지난해 농가교역조건지수는 9.8% 감소했다.
말하자면 농가가 농사를 지을수록 손해를 봐야 한다는 얘기다.
기후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전세계적인 추세인 화석연료 보조 감축과 맞물려 누적된 적자와 부채를 줄이기 위한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은 코로나 이후 농촌 에너지비용 급등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면세유 지원금은 2015년 8556억원에서 지난해 5490억원으로 36% 쪼그라들었다.
2020년 대비 2023년 면세유 가격은 리터당 경유는 1205원으로 75%, 등유는 78%, 휘발유는 67% 올랐다.
과세대비 면세유 할인폭도 크게 줄었다.
2020년 42%이던 경유의 할인폭은 지난해 23%로 줄었다.
최근 면세유 폐지 주장은 더 거세지고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023년 조세특례 심층평가’ 보고서에서 “농업생산성과 소득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고 평가하는 한편 “면세유 등 화석연료 보조금은 탄소중립과 배치된다”며 일몰 연장을 반대했다.
면세유가 근거한 농업용 석유류의 세제감면 기한은 2026년 12월31일이다.
전기요금 추가 인상은 조만간 터질 수 밖에 없는 시한폭탄이다.
한국전력이 김현정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올해 농사용 전기요금은 2020년보다 68% 상승한 킬로와트당 81.5원으로 나타났다.
일반용 29%, 산업용 51%에 비해 상승폭이 매우 컸다.
전기요금 인상은 앞으로 농가 경영난의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말 48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해소하고 현재 4.5배 사채발행배수를 법적 한도인 2배로 줄여야 하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특히 전력망 확대와 설비유지보수를 위한 매년 7조~8조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자산매각이나 사업조정같은 자구 노력만으로 국내 연료값 상승으로 지난해 82조원으로 2020년보다 36조원가냥 불어난 구입전력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화물차 대상 유가보조금도 농가를 옥죄긴 마찬가지다.
유가보조금이 줄어 농산물 유통비가 늘면 최종 소비자 가격도 오른다.
산지 농산물 가격은 그대로인데 물류비만 상승하는 꼴로 농가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김현정 의원에게 제출한 따르면 화물차 대상 경유 유가보조금은 2020년 1조7193억원에서 지난해 7729억원으로 55% 줄었다.
액화석유가스유가보조금 또한 101억원에서 59억원으로 36% 감소했다.
미봉책에 불과한 단순 비용 지원보다는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같은 근본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농식품부는 2022년부터 매년 2개씩 지정하고 있는 마을단위의 RE100 실증지원사업과 더불어, 농지에 영농형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타용도 일시사용 허가 기간을 8년에서 23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김정인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영농형 태양광사업의 규모화를 위해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신 사업 이익을 농업·농촌과 공유하는 모델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축산분뇨를 활용한 바이오매스 등 재생에너지원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의원은 “농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농산물 품질 저하, 농업용 전기료와 면세유 가격 급등으로 인한 생산비·물류비·생활비 상승에 시달리지만 정책적으로 방치되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구멍 난 농촌소득을 메우고 기업의 ‘RE100’ 달성을 도울 수 있도록 도농이 상생하는 정책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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