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전투기의 화려한 곡예비행. 뒤에 남는 ‘흰 꼬리’의 정체는 ‘경유’

최근 8년간 200리터 드럼통 4785개 쏟아부어

김경환 기자
2024-10-17 14:23:19




군 전투기의 화려한 곡예비행. 뒤에 남는 ‘흰 꼬리’의 정체는 ‘경유’



[아시아월드뉴스]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공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연막 발생을 위해 사용한 경유가 200리터 드럼통으로 4,785개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초음속 전투기 8대로 구성된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는 에어쇼 등 각종 행사에서 등장해 현란한 곡예비행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전투기가 굉음을 울리며 지나간 뒤에 남는 흰색 연기는 찰나에 사라지는 전투기의 궤적을 또렷하게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흰 꼬리’의 정체가 경유를 불완전 연소시키면서 발생하는 연막이라는 사실은 그다지 널리 알려지진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공군이 허영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연막 발생을 위해 사용된 경유의 양이 지난 8년간 무려 95만 7천리터나 됐다.

사용 현황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7년에는 374드럼이던 사용량이 2023년에는 1,051드럼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블랙이글스의 소음과 경유 살포에 대한 주민들의 항의가 점차 격화하는 가운데 관찰된 수치라 파장이 예상된다.

블랙이글스가 주둔하는 제8전투비행단에 인접한 강원도 횡성군 주민들은 군용기의 굉음과 경유 살포에 따른 인적, 물적 피해를 호소 중이다.

특히 횡성 군용기 소음피해 대책위는 경유 연막이 지역의 상수원보호구역에서 살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군이 경유 연막 성분조사 추진을 중단하는 등 민원 후속 조치가 미진하다는 점에 강력히 항의하며 공군 기지 앞에서 1400일 넘게 1인 시위를 지속해오고 있다.

허영 의원은 “블랙이글스의 활동으로 대한민국 공군의 위상은 높아지겠지만, 그로 인해 국민의 건강권이 침해당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며 “특정 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대책없는 오염물질 살포를 외면하는 국방은 지속가능하지 않기에, 공군은 당장 경유 스모크 성분 및 영향조사를 실시해야 하며 블랙이글스의 순환 배치 등 근본적 대책 마련에도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