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한 노동관행 개선을 통해‘미래를 위한 노동개혁’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 정부, 전문가 제안을 토대로 현장의 불합리한 관행 근절을 위해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 및 노동조합의 권리침해 행위 규율 제도개선 추진

김희연
2023-03-02 17:10:10




고용노동부©PEDIEN



[AANEWS] “노동조합의 회계감사 결과에 이의를 신청하자, 위원장은 오히려 저를 간부 직위에서 해임하고 함께 의혹을 제기한 조합원들까지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노조를 탈퇴한 지금까지도 민·형사 책임을 물어 회사에서 해고되도록 만들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너무 억울한다” “우리 사업장과 무관한 상급단체의 파업과 집회에 강제 동원되고 있다.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참석하지 않으면 조합원에서 제명해 더이상 일을 할 수 없게 할 것이라고 위협한다.

근무를 하루만 빠져도 생계에 지장이 있는데, 올해 줄줄이 집회가 예정되어 있어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수천 명의 조합원들이 매달 몇만원씩 조합비를 납부하고 있으나 몇 년 동안 이렇게 큰돈이 어떻게 쓰였는지조차 알 수 없고 알려고 해도 보복이 두려워 요구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정부에서 조합비의 회계감사도 반드시 살펴봐 주십시오.” 위 사례들은 고용노동부가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노사 부조리 신고센터’에 신고되어 조사 중인 사건들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노동개혁의 출발점은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이고 “ 폭력과 불법을 보고서도 이를 방치한다면 국가라고 할 수 없다”고 수차례 강조하며 불합리한 노동관행 개선 관련 대책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이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3월 2일 불합리한 노동관행 개선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해 노사 부조리 신고센터에 접수된 다양한 노사의 불법행위 사례를 보고받고 전문가들과 현장의 부조리 근절을 위한 법제도 개선을 위한 자문 결과도 함께 논의했다.

이날 자문회의에서는‘온라인 노사 부조리 신고센터’에 접수된 다양한 노사의 불법·부당행위 사례도 보고됐다.

노사 부조리 신고센터는 노동조합 가입·탈퇴 방해, 노조 재정 부정 사용, 사용자의 포괄임금제 오남용 등 합리적이고 공정한 노사문화를 저해하는 노사의 불법·부당행위 전반에 대해 근로자나 조합원이 불이익 우려 없이 신고할 수 있도록 지난 1월 26일에 개설했으며 한 달여 만에 총 301건의 불법·부당행위 신고가 접수됐다.

노조 회계 투명성과 현장 불법·부당행위와 관련해 ‘규약 등을 이유로 노조 지회의 탈퇴를 방해’하거나, ‘조합원 등에게 협박 등을 행사해 집회 참석을 강요’한 사례, ‘조합비 횡령·부당집행’ 및 ‘회계 비리 의혹을 제기한 조합원을 제명’하거나, ‘노조 임원의 판공비지출 증빙자료, 수입·지출대장 등을 미비치’한 사례 등 다양한 사건이 신고됐다.

☞ [붙임2] 참조 신고센터로 접수된 사건은 고용노동부 본부에 전담 근로감독관을 배치해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조사가 필요한 건에 대해서는 관할 지방노동관서의 수사 및 근로감독까지 연계해 노사를 불문하고 신속하고 엄정하게 처리할 방침이다.

이날 자문회의에는 단장을 맡은 김경율 회계사를 비롯한 자문위원들이 참석해 그간의 논의결과를 바탕으로 노동조합 회계투명성 강화와 현장의 불법행위 규율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노사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투명한 노동조합 재정 및 회계 운영을 통해 보다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노동조합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노사를 불문하고 노동현장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엄정한 법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상급단체의 산하조직 탈퇴 방해 등 최근 노동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노동조합의 다른 근로자 및 사용자의 권리침해 행위 등에 대한 규율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루었다.

한편 이날 자문회의 직후 이정식 장관과 자문회의 단장인 김경율 회계사는 함께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경율 단장은 그간 전문가 자문회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한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 및 현장 불법행위 규율을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제안내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 노동조합의 민주적·자주적 운영을 위해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 제도개선 ‘조합원’의 소속 노조에 대한 재정 정보 접근성을 강화하고 ‘잠재적 조합원’인 미가입 근로자의 노조 선택권·단결권을 효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노동조합 회계 공시 활성화 추진을 제안한다.

정부에서 3분기에 공시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는 만큼, 노조 회계 가이드라인 마련, 공시 이행 노조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자율공시를 지원방안을 검토해 법 개정 전에도 공시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조합원의 요구가 있거나, 횡령·배임 등으로 조합원의 권익이 침해되는 경우 공시를 의무화하고 위반 시 제재 규정을 두어 조합원의 권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현행 노조법은 회계감사원의 자격·선출 방법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아 감사의 객관성·신뢰성에 한계가 있다.

이에 영국, 일본 등 해외 입법례를 고려해 회계감사원의 자격을 회계 관련 직업적 관련성 있는 자로 제한하고 일정 규모 이상 노조는 회계감사원의 자격을 공인회계사 등 자격을 요구하는 방안 등 노동조합의 민주적 내부통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회계감사원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총회에서 조합원이 직접 선출하도록 하고 노조 임원직 겸임을 금지하는 방안 등도 검토 필요하다.

현행법은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에 대한 조합원 열람권만 규정하고 위반 시 제재규정 등은 정하고 있지 않아, 대법원 판례 등을 고려해 ‘재정에 관한 장부·서류’까지 조합원 열람권을 명문화하고 위반시 제재규정을 마련해 실효성을 높이며 회계 관련 서류 보존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현행 노조법은 6개월에 1회 이상 회계감사를 실시하고 공표하도록만 규정하고 있어, 조합원에 의한 노조 재정 운영 통제 강화를 위해 조합원 1/3 이상 요구시 회계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전체 조합원 공개 또는 총회를 통해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노동조합이 노동3권을 적법하고 합리적으로 행사하도록 다른 근로자의 노동3권을 침해하는 행위와 사용자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 금지 규정 필요 그간 노동조합법은 사용자의 노동3권 침해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해 왔으나, 상급단체의 산하조직 탈퇴 방해, 다수 노조가 소수노조의 조합활동을 방해하는 등 노동조합에 의한 ‘노동3권’ 침해행위와 사용자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 등이 집단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현장 질서를 해하는 중대한 권리침해 행위를 제도적으로 규율함으로써 노동조합이 노동3권을 적법하고 합리적으로 행사하도록 해 대립적 노사문화에서 벗어나 합리적 노사관계로 발전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한편 신설되는 금지규정 위반 시에는 형사처벌 등 제재 규정 마련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고용노동부는 자문회의 제안을 토대로 3월 중 당정협의 등을 거쳐 노동조합법 개정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노동조합법 개정 이전이라도 회계감사원을 공인회계사나 회계법인 또는 재무·회계 관련 업무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사람 등으로 회계감사원 자격을 구체화하고 결산결과 및 운영상황의 공표 시기를 매년 회계연도 종료 후 일정기간 이내로 한정하며 공표 방법도 게시판 공고 등 조합원이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으로 하도록 명시하는 내용을 포함한 노조법 시행령 개정안도 3월 중 마련해 입법예고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문단장을 맡은 김경율 회계사는 “공정한 노동시장 관행 조성이 노사 어느 일방에 대한 부담이 아닌 노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합리적 노사관계로 나아가는 밑거름이라는 공감 하에, 노조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민주적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균형적 시각에서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며 “노동조합은 회계 투명성 강화를 통해 조합원과 전체 근로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사회적 연대성을 높일 수 있으며 노조는 자율적 단체이므로 ‘조합원’에 의한 재정 운영 통제 중심으로 회계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언급했다.

이정식 장관은 “노사법치의 확립은 ‘법은 모두가 준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약속’이라는 상식에 기반한 과제”고 강조하면서 “현장의 부조리를 근절하고 노사 법치주의가 노동현장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법제도개선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동조합 재정 운영이 불투명하면 노·노, 노·사 갈등으로 이어져 결국은 조합원이 피해를 보며 노사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고 강조하면서 “노동조합의 핵심정신인 민주성·자주성을 지키기 위해 그 근간인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 전기를 마련해 노사법치 확립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